[제주] "감정 노동에 지친 마음, 제주 생태관광으로 치유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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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68회 작성일 14-11-07 11:52본문
"나를 위로한 제주… 이제 '주연'으로
살겠다"
마지막 날 찾은 곳은 북촌 돌하르방 공원이었다. 공원을 조성한 화가 김남흥
원장은 제주 각지에 흩어진 다양한 돌하르방을 모으고, 또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제주를 지키는 수호신 돌하르방, 아이를 점지해주는 돌하르방,
망자를 지켜주는 동자석을 비롯해 아이들이 어우러져 놀 수 있는 놀이기구까지 이곳의 모든 작품엔 그의 손때가 묻어있었다.
북촌 돌하르방 공원 김남흥 원장과 이야기하는 투어 참가자들
참가자들은 관람 후 김 원장을 만나 삶의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직장에서의
고충, 육아 스트레스 등 저마다 처한 문제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참가자들은 그러면서 "김 원장은 공기 좋은 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니 일상이
힐링일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그는 "일상이 최악"이라고 했다. 김 원장 역시 작품을 만들고
공원을 관리하느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는 "여러분과 같이 여기 오시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할 때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초심을 기억하게 된다"며 "제가 도리어 여러분을 통해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했다.
김 원장과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2박 3일간의 힐링 여행은 마무리됐다.
사회복지사 김전호 씨는 "김남흥 원장은 예술의 영혼을 삶 속에서 실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상이 힘들단 얘기를 듣고 저게 바로 삶의
모습이란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곶자왈의 빛, 오름의 빛에 이어 오늘은 사람의 빛까지 보게 됐다"고 했다.
여행자들은 지난 3일을 되돌아보며, 모처럼 다른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서울 다산콜센터에서 전화 상담 업무를 하는 주선미 씨는 "저에게 지난 2박
3일은 큰 감동이었다. 이제 나머지 생은 오로지 저를 주인으로 살게끔 여러 메시지들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여러분들은 저를 위해 애써주신
조연이었다. 주연으로서 잘 살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같은 업무를 하는 이선희 씨는 "제주도는 아름답기만 한 곳이 아니라,
소박한 신화가 있고, 아픔이 있는 곳"이라며 "아픔을 안고 있는 땅이 저를 위로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대표는 "제주는 다른 곳과 달리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세
명이다. 이곳은 혼자서는 못 하는 척박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동체가 중요한 곳"이라면서 "제주에 와서 단순히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이곳의 공동체를 이해하고, 제주 공동체를 지키는 후원자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영화로운 여신의 빛 여행'은 큰 감동 속에 막을 내렸다. 제주생태관광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영화로운 여신의 빛'
힐링여행 2차 팸투어를 진행하며 여행자와 제주도민 모두를 위한 공정 여행을 이어간다.
프레시안
2014.11.04
서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