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지역 대중교통 연계 늘리고
- 도보·자전거코스 조성 추진

- 서울 절반 수준 부산승객 수
- 80%선까지 올리는 게 목표

기차 타고 남도를 여행하는 남도해안관광열차, 일명 'S트레인'이 개통된 지 1년이 지났다. 부산에서는 이달부터 교육전용열차인 'E트레인'도 가동하고 있다. 주5일 시대를 맞아 기차여행의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는 셈이다. 기차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김용옥(47)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동남권관광벨트 추진단장을 만났다.

김 단장은 지난해 9월 개통한 S트레인의 성과부터 말했다. "S트레인은 국내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국 5대 관광벨트화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어요. 현재 S트레인은 부산에서 출발해 진주와 하동 순천을 거쳐 여수 보성까지 매일(월요일 제외) 운행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전라도는 자동차로 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데 기차를 타고 편안하게 남도 해안 곳곳을 여행할 수 있어 만족도가 아주 높아요. 특히 기차만 타고 가는 게 아니라 기차 안 다례실에서 하동녹차를 체험하는 등 기차여행 자체에 재미도 줘 눈길을 끌었죠. 하동 여수 순천 보성 등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코스모스로 유명한 북천역이나 옛 거리를 재현해놓고 역장이 풍금을 치는 이벤트가 열리는 득량역 등은 기차역 자체가 관광상품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성과도 있지만 과제도 산적하다. S트레인은 부산발과 서울발, 2개로 나뉘는데 지난 1년간 부산발 승객은 5만6000명, 서울발은 12만2000명가량으로 집계됐다. 김 단장은 "부산발이 서울발의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서울발의 70~80% 선까지 끌어올리는 게 향후 1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여행 콘텐츠를 늘리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기차를 타고 가는 것까지는 좋은데 연계 대중교통이 부족하다 보니 개별여행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카셰어링(유카) 서비스를 운영하고는 있으나 이용이 익숙지 않으니 그냥 단체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FIT(개별여행) 추세에 맞춰 대중교통 연계를 늘리는 방법을 우선 추진하는 것은 물론 기차에서 내려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인근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도보 또는 자전거 코스를 개발 중입니다. 가령 진영역에 내려서 봉하마을까지 걸어서 가도 되고,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게 경남 김해시와 협의를 통해 자전거도로 조성을 추진 중입니다. 마산역에는 기차체험박물관을 열고, 진주역에는 진주시와 연계해 유등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차 내에서의 프로그램 변경도 추진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차 내부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음 달 1~19일까지 S트레인을 운행하지 않습니다."

코레일은 S트레인에 이어 올해 E트레인도 개통했다. 에듀케이션(Education)의 E를 따 명명한 것이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E트레인은 11월과 12월 한시적으로 운행된다. E트레인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울산 경주 영천 안동을 거쳐 경북 영주까지 이어지며 곳곳의 유적지와 문화유산을 탐방하게 된다. E트레인은 교육체험실이 별도로 갖춰져 관광지에 내려서는 물론 기차 안에서도 교육할 수 있다.

김 단장은 "우선은 주로 '단체 수학여행객'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앞으로는 가족단위 개별여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어 E트레인 등 기차여행 콘텐츠를 홍보하고 코레일 승차권 예매 사이트와 연동해 바로 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홍보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